본문 바로가기
생각한 것들/칼럼

문과vs이과

by 흑백인간 2022. 8. 16.
반응형

[사전적 정의]

문과 : 사상, 심리, 역사 등 인간과 사회에 관하여 연구하는 학문으로

문학, 철학, 사학 따위 문화에 관한 학문을 주로 이르며 때로는 법률, 경제학 따위도 포함한다.

 

이과 : 자연계의 원리나 현상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물리학, 화학, 동물학, 식물학, 생리학, 지질학, 천문학 따위가 있다.

 

[배경]

1. 내가 학창 시절일 무렵엔 고2가 되면 문, 이과를 선택할 수 있었다.

당시 학생들의 비율은 문과6, 이과4 정도였고 당연히 난 수학을 싫어했기 때문에 문과를 선택했다.

물론 수학뿐만 아니라 물리, 생물, 지구과학 등 모든 계산이 필요한 과목들을 극혐했다.

 

2. 보편적으로 문과=인문사회계열, 이과=이공계로 대학을 진학한다.

물론 교차지원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는 계열에 상관없이 공부를 어느 정도 하는 경우였다.

물론 난 해당되지 않았다.

 

3. 결국 문과대학을 가서 방황을 하다가 현실을 깨닫고 이공계로 재입학을 했다.

포기했던 수학 기초를 잡느라 한동안 개고생을 했다.

 

[챕터1]

문과적 성향만을 가지고 있을 무렵의 난 세상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만 판단했다.

그 이면에 감춰진 원리나 그렇게 된 이유는 내게 중요하지 않았다.

게임을 좋아해서 방학이나 쉬는 날에 컴퓨터로 게임을 자주 했었다.

근데 종종 컴퓨터에 생기는 문제나 오류 같은 것들에 대해서는 전혀 해결하지 못했다.

도리어 그 현상을 해결하지 못하는 내 무능력에 대해 부정(짜증)했다.

보통의 청년들이 그렇듯 나 또한 자동차를 굉장히 좋아했다.

차 브랜드는 줄줄이 읊으면서도 정작 자동차의 원리나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몰랐다.

역시 자동차를 타다 생기는 간단한 문제 해결에 대해서도 내 능력 밖의 일로 간주했고,

간단한 소모성 부품을 교체하는 일에도 정비소를 찾으며 스스로의 무능력을 합리화했다.

 

[챕터2]

거의 환골탈태를 하듯 성향을 바꾸기 시작한 나는 전기를 기본 베이스로 두기로 했다.

그리고 여러 공학에도 관심을 가지며 내 능력을 조금씩 다양화시키고자 노력했다.

운이 좋게도 제약회사는 공학&이학을 전부 직,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근무환경이었고,

임직원의 80% 이상이 이공계 출신이었다.

부쩍 성장하는 자신을 보면서 한동안 스스로를 치켜세우며 자만했다.

다행히 이런저런 시련들이 내 싸대기를 후려치며 겸손해지라고 토닥여줬다.

그 싸대기를 맞고 문득 이공계열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결정적인 단점을 스스로에게서 발견했는데,

그건 바로 인간과 사회에 관한 능력인 커뮤니케이션(상호작용) 능력의 부재였다.

 

[챕터3]

조금 조심스럽고 주관적인 관점으로 보면 문과보다 이공계 쪽 공부가 어려운 건 사실이다.

이학과 공학은 기본적으로 그 이론을 이해하는 것 자체가 굉장한 에너지를 소모한다. 

그리고 학업에서는 학문, 산업현장에서는 가이드라인 등 참고해야 할 지식들이 있다.

그 지식들 대부분이 원문의 형태로 집필되어 있다. 물론 번역본도 있다.

하지만 깊이 있는 부분이나 보편적이지 않은 부분들은 원문을 직접 해석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거기다 학문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이 많은데, 설상가상 외우는 것도 인문학에 비해 어렵다.

때문인지 이공계 분야의 업무를 하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집중도나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스스로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부분들에서 에너지를 비축하려고 하지 않을까 싶다..

나 역시도 이때부터 눈앞에 놓인 업무나 난제를 해결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타인과의 관계는 늘 뒷전으로 생각하고 사고했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타인과의 관계는 조직 내에서 일어나는 관계의 상호작용에 관한 문제였다.

사람마다 어떤 환경에 처해질 때 사고하는 방향성이 각자 다름은 누구나 알고 있는 이론이다.

근데 내 느낌은 이런 성향들이 어느 정도 조직이나 업무에서의 사고체계에 영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챕터4]

우리나라는 국가의 지리적 특성상 산업이 제조업에 편중되어 있는 경향이 있다.

최근 인터넷의 발달로 IT기반의 플랫폼 회사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제조업을 통한 수출로 국가의 기근을 해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취업을 목표로 하는 그리고 실제로 직장인으로 근무를 하고 있는 사람들 중 대다수는

 

- 제조업(제약, 식품, 화장품, 정유, 반도체 및 전자, 조선, 자동차 등 그리고 건설도 포함)

- 전문직과 같은 상위능력자(의사, 변호사, 변리사, 회계사 같은)

- 공무원, 공기업 등 특정한 성격(안정성)의 직군

- 예체능과 같은 특별함과 타고남이 우선시 되는 직군

- 플랫폼 기업(개발자 포함)

 

거시적 관점으로 보면 사실상 위에 거론된 직업군에 해당되지 않으면

직업으로서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는 게 현실이며,

그 가치로는 보수, 네임벨류, 워라벨, 고용안정성 등의 요소를 따진다.

때문에 취업난이 지속되는 이유는 인구 대비 일할 곳(회사)이 없는 단편적인 이유 때문이 아니라,

취업시장에서 자신에 대한 가치판단이 객관화되지 못함 때문이며,

이는 미디어와 교육계의 영향도 상당하다고 생각한다.

TV나 영화 등 각종 미디어 매체에서는 직업에 대한 환상만을 보여 줘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현실적인 부분은 숨기려는 경향이 있으며,

특히 화이트칼라(사무직으로 특히 고위급 간부나 리더)의 모습을 대중화시켜

현실에서 일반인에게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목표를 주입시켜 놓았다.

더욱이 교육계는 인생전반에 걸친 직업, 가치관 등을 토대로 하는 진정성 있는 교육이 아닌

교사 개인의 자아실현을 위한 관중 정도로 학생들을 생각하는 파렴치한 교사들이 꽤 많다.

특히 중학교 때부터 꾸준히 수학을 싫어했던 내가

공대에 입학해 공학용 계산기를 쓰면서 수학에 대한 편견을 없앤 스토리가 있는데,

당시 중학교 수학선생은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과목의 신성성을 주장하며

계산기 자체를 못 쓰게 하는 등 개병신같은 교육사상을 가지고 있었다.

 

[챕터5]

인문계는 이공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업시장에서의 가치가 낮을 수밖에 없다.

취업 후 하게 되는 ‘업무’라는 건 대학 때 배웠던 걸 실습하거나 심화하는 게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난 학교에서 배운 걸 써먹을 거에요’나

제 전공과는 상관이 없어서요와 같은 개소리는 통하지 않는다.

회사는 성과를 내고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이다.

개인의 학창 시절을 토대로 하는 커뮤니티 공간이 아니다.

그래서 인문학을 전공했던, 사회과학을 전공했던, 이학 공학을 전공했던

본인이 입사한 회사에서 자신이 가진 모든 능력을 이용해 주어진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위에도 말했듯 우리나라 전반적인 산업은 제조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그래서 회사는 뭘 만들어서 팔아야 하는데, 이게 대부분 이학과 공학의 산물이기 때문에

인문사회계열 지식 자체로는 고위급인사(경영이나 마케팅을 위한)가 아니면

사실상 해당 지식을 가진 인력의 수요가 낮은 게 현실이다.

 

[챕터6]

문과, 이과 학문을 성향으로 나눠 편중되게 교육하는 건 없어지고 있다(수능 문, 이과 통합)

우리나라는 현실적으로 제조업으로(수출) 먹고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때문에 대부분의 직업은 이공계와 관련될 수밖에 없고 그만큼 수요도 많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인문학적 소양을 아예 버리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

백날 제품을 만들기만 하면 제고만 쌓인다.

제품을 만들었으면 팔아야 한다.

제품을 만드는 건 기술(이학, 공학)이고 제품을 판매하는 건 기획(마케팅)이다.

그렇기 때문에 산업의 큰 틀에서 보면 두 성향이 모두 어우러져야 한다.

어느 한쪽 성향만을 고집하다 보면 어느 순간 성장에 벽이 생겨버린다.

 

[마치며]

본 글은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인 이후의 삶 = 취업에 큰 목적의식을 갖고 있기에

그 부분에 포커스로 맞춰 작성함

반응형

'생각한 것들 >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기VS기계  (0) 2022.11.3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