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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한 것들/제약공무

공무팀의 묘미(With. 스트레스)

by 흑백인간 2022.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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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팀의 묘미

전공을 살려서 취업을 한다는 가정하에

꽤 많은 수의 전공자들이 공무팀, 설비팀, 기술팀, 시설팀 등등 유지보수 업무를 하는 부서에 간다.

물론 전공은 전기, 기계 뭐 이런 쪽이 대다수인데 간혹 뜬금포로 문과생이 오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그런 경우는 몇 달 못 채우고 그만두거나 타부서로 옮기거나 한다.

아무튼 이쪽 분야가 특성상 전공지식이 없으면 일을 하기가 힘들다.

거기에다 유지보수 업무의 성격 자체가 문제해결이라 회사 업무(제조업 기준으로 공정) 관련 해서

어떤 문제(보통은 안좋은일)가 생길 때 이슈의 중심에 서게 된다.

 

1. 옆으로 세는 시간이 많다.

그러다보니 이런저런 부서의 직원들한테 이거 안되는데 좀 봐주실래요?를 존나 듣는다.

제조업 기준으로 생산에서 공정과 관련된 설비, 장비에 문제가 생겨서 하는 소리는 당연히 받아들이지만

별 그지같은걸로 붙잡고 해결해달라는 경우도 꽤 많다.

하다하다 난 컴퓨터가 안되는데 봐달라는 말도 많이 들었는데(통신부서가 따로 없었음) 이게 거의 인터넷이 안되는 문제가 많아서 그런거긴 했지만 진짜 너무하다 싶은 건 엑셀 못해서 안된다고 하거나 특정 프로그램(소프트웨어적인 문제)이 안되는데 좀 봐달라는 미친소리하는 직원들도 많았다.

 

미친소리ex)

회사건물 로비에 큰 개가 들어왔는데 어떡하죠?

정수기에 물이 안나오는데 어떡하죠?

코팅기가 자꾸 씹히는데 어떡하죠?

 

나중엔 하도 그래서 자꾸 팀원들이 분산되니까 팀장이 짜증나서 신청서를 받게끔 했음

 

2. 잘해야 본전

그렇게 여기저기서 이거해달라 저거해달라 존나 해주다보면 뭔가 업무량이 많다는 체감을 하게 되지만

그게 본전이다. 안해주면 왜안해주냐고 지랄한다.

유지보수 업무는 잘해서 공정에 문제가 없으면 그냥 평타고 그 이상이 없다.

다른팀은 생산이 잘되면 잘한다고 인정, 연구소는 개발이 잘되면 잘한다고 인정, QC는 시험결과랑 품질결과가 좋으면 인정 뭐 기타 등등 뭘 하면 잘했다고 할만한 게 티가 나는데 공무팀은 잘해야 그냥 본전이고 못하면 큰일난다(공정중단) 그러다보니 팀 자체로 성취감이 조금 덜한 편인데 대신 개인적인 성취감이 다른팀에 비해 큰 편이다.

 

3. 개인의 능력으로 업무가 크게 좌우된다.

개인의 성취감이 다른부서와 반대로 크게 작용하는 이유는 업무가 특성상 어쩔 수 없이 개개인에게 부과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 예를들어 제품을 생산하는 생산라인이나 QC에서 품질시험을 하는 업무는 보통 조직적으로 업무를 한다(물론 개인마다 특정 구간을 담당하지만 공정으로 본다면 결과가 전체로 나옴) 반면 공무팀은 어떤 설비나 장비에 문제가 생기거나 할 때 공무팀 전체가 전부 투입해서 업무를 처리하는 게 아니라 소규모 인원이 담당해서 처리하는 경우가 꽤 많다. 그렇기 때문에 소규모 수준에서 업무가 클리어 되는 경우가 빈번해서 그 성취감이 고스란히 담당자에게 온다. 그리고 문제해결의 결과가 바로바로 눈앞에 나타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또한 그런 이유로 개인의 능력이 어떠냐에 따라서 일이 쉽게 되느냐 어렵게 되느냐로 이어진다. 반면 타부서 업무는 소규모 수준에서 클리어 되는 공정이 별로 없다.

 

4. 남다른 업무루틴

같은 회사 직원이지만 타 부서와 업무의 루틴에 차이가 나는데, 가장 큰 점은 자리비움이 많다는 것.

어쩔수가 없다. 공무팀은 특성상 대부분의 시간을 현장(설비, 장비 등)에서 보내고 현장업무가 어느정도 마무리 되면 그걸 또 문서화 하기 위해서 자리로 온다. 물론 생산팀도 그렇긴 한데 생산은 제조소 자체가 지 자리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서 아얘 제조소 내부에 책상이랑 다 갖춰놓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젤 아쉬운 건 셧다운(설비 유지보수를 위해 공정 전체 중단 후 점검하는 기간)기간이 되면 웬만한 부서는 거의 쉬는 경우가 많은데 공무팀은 가장 바쁜 시기라 상대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생기는 시기다.

 

5. 진짜묘미

앞에 1~4를 안좋은 부분만 얘기했는데 그 1~4의 요소들을 유기적으로 계속 경험하다보면 웬만한 일에 내성이 생겨서 정신력이 강해짐.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보면 심한 번아웃을 경험하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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