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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한 것들/사색들

지식이 쌓임에 따라 생기는 저주

by 흑백인간 2023.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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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 하루종일 놀아도 재미가 없다.

아니 애초에 하루종일은 커녕 서너 시간 노는 것도 힘들게 되어버렸다.

계속 뭔갈 해야 된다는 압박이 날 온전하게 즐기지 못하게 한다.

왠지 미래의 불확실성을 통제하려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 같다.

 

회사 > 운동 > 집 > 회사 > 운동 > 집

이 루틴을 벗어나 뭔갈 하려 해도 어렵다.

시간이 없거나 모자라서가 아니다.

아직 무언갈 온전히 즐길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 루틴을 제외한 남는 시간은 책을 읽거나 쉬거나 산책을 하며 사색만 할 뿐이다.

그냥 단순히 즐기는 목적으로 가용되는 취미나 관계의 시작이 어렵다.

적어도 경제적인 가치가 있거나 인생의 무언가를 찾을 수 있는 일이어야 한다.

 

지식과 생각이 많아질수록 인간관계에 벽이 생긴다.

주변인들은 현재에 만족하는 척하면서 살고 싶어 한다.

더 나은 삶을 위한 새로운 도전, 공부, 학습을 싫어한다.

그냥 공짜로 더 나은 삶이 찾아와 주길 기다릴 뿐이다.

그래서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부정하고 방해한다.

그래야 노력하지 않는 자신들의 삶을 정당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노력하는 사람들은 회의감을 느끼며 혼자가 되는 쪽을 택할 수밖에 없다.

 

사람이 가장 불행함을 느낄 때가 있다.

'바꿀 수 없는 걸 바꾸려고 할 때'가 바로 그때다.

대표적인 바꿀 수 없는 것 = '사람'이다.

그래서 요즘은 나랑 맞지 않는 사람은 일부러 거리를 두고 있다.

하지만 상대방은 내가 거리를 둔다고 생각지 못하고 사회성이 부족하단 소릴 한다.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시발 ㅋㅋ 솔직히 대놓고 말하고 싶지만 그러지 않는 게 사회성이다.

알겠냐? 어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인지도 모르겠다.

관계나 현상에 득과 실을 생각하게 된다.

이제 실패할 시간이 많지 않다고 무의식적으로 느끼는 건지도?

10대 때는 그런 거 하나하나 따지지 않고 느낌만으로 친구를 사귀고 즐거워했었는데

혹은 만나서 그냥 아무 의미 없는 대화에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도 행복해했었는데

사회인이 된 이후로는 순수한 인간관계나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는 게 허락되지 않는다.

 

초등학교 3학년 학교 끝나고 집에 책가방 던져놓고 친구들과 만나기로 한 오후 3시

그 때 5월의 햇살이 아직 가끔 생각나고 그립다.

 

이 저주에서 벗어나려면 영혼이 훨씬 성숙되고 자유로워져 온전히 타인에게 베풀 수 있거나

그냥 초등학교 3학년 정도의 정신세계로 돌아가 응애응애 하며 사는 수밖에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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