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에 따른 직장인의 정체성 변화
(부제 : 구세대→현세대의 정체성 변화 그리고 공기업과 사기업을 택하는 심리)
제목이 좀 난해해서 내용에 두서가 없을 수 있는데 그렇지 않게 쓰려 노력해 본다.
최근 날 포함한 젊은 세대의 직장인들은 과거의 그분들과는 정체성이 다르다.
과거의 그분들은 가정을 꾸리고, 인내하며, 희생하고, 조직에 어우르는 걸 추구했다면
현재의 젊은 세대는 미래에 대한 보장 없는 인내를 싫어하며 합당하지 않은 희생을 강요당하는 걸 싫어한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그분들께서 만들어 놓으신 케케묵은 조직문화를 묵묵히 잘 견디는 사람들이 대다수이긴 하다.
내 생각엔 과거의 그분들과 현세대의 직장인들에게 정체성의 큰 변화의 차이를 준 건 3가지 인 것 같다.
- 교육수준
- 정보의 접근성
- 즐길거리의 다양화
① 교육 수준은 최근 사교육의 수준만 봐도 알 수 있다. 과거의 그분들 시대엔 사교육은 옆 집 공부 잘하는 형&누나의 개인과외 정도가 그나마 질 높은 사교육이 아니었을까? 지금처럼 학원가나 1타 강사 같은 건 경험조차 못했던 시절이었을 테니까 이건 개인의 선택의 문제가 아닌 자연재해와도 같은 환경적 문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학교에서 하는 공교육도 과거와 현재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수준이 다르다.
② 사실 나도 인터넷 세대라 웬만한 정보의 접근이 가능한 상태에서 본격적인 인생설계를 시작했다. 과거의 그분들과는 선택의 폭 자체가 달랐을 것이다. 과거엔 가족, 이웃, 사촌 뭐 이런 인간관계에서의 영향을 받았다면 현재는 그 범위가 세계로 까지 확장이 가능하다. 그 발화점을 만들어준 기술이 인터넷과 SNS를 비롯해 최근엔 유튜브가 되지 않을까? 어떤 선택을 함에 있어 사전에 정보를 무한하게 얻을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었다.
③ 조직문화 중 회식문화가 술 마시기로 제한되어 있는 이유와 가장 밀접하게 관련 있지 않을까 싶다. 과거엔 퇴근하고 할게 술 마시기 밖에 없었다고 한다 해도 딱히 반박하지 않겠다. 물론 지금도 술 마시는 문화는 꾸준하지만 그건 그대로고 별개로 퇴근 후에 할 게 많다. 퇴근 후에 뭘 할 건지 누구와 할 건지도 각양각색이다. 심지어 새로운 즐길거리와 문화가 젊은 층을 필두로 계속 생겨나고 있다.
그래서 과거의 그분들과 현세대들은 살아온 환경에 의해 사회인으로서의 정체성이 다르다.
애초에 취미가 똑 맞아떨어지거나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노력하지 않는 한 함께 하거나 같이 할 수가 없다.
(회식 때 부장한테 2차로 배그하러 가자고 얘기하면 나오는 반응이 적절한 예시)
그런 이유로
내 블로그에서 [공기업VS사기업]이나 [사기업→공기업]이 가장 많은 조회수가 나오는 이유도 이런 맥락이지 않을까?
이런 고민을 하는 것 자체가 ‘직업=가정부양과 안정적인 삶을 위한 수단’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봐도 되지 싶다.
현세대들에게 직업을 선택하는 의사결정 과정은 더 복잡하고 까다로운데 이걸 쉬운 말로 표현한다면 이렇지 않을까?
“퇴근 이후 혹은 쉬는 날에 내가 하고 싶은 걸 마음껏 자유롭게 할 수 있는지 여부”
하고 싶은 건 개인마다 다르다. 일을 하기 싫어할 뿐이다.
- 누구는 쉬는 날 하루 종일 잠만 자고 싶을 수도 있고
- 누구는 하루 종일 게임을 하거나 넷플릭스만 보기
- 누구는 맛집을 돌며 여행
- 누구는 남자친구 아님 여자친구와 놀기 등등
사기업도 되지 않나요? 하는데 잘 안 된다.
왜냐?
① 주변인들과의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하고 싶어도 마음이 불편하다(대기업)
② 자칫 나 하고 싶은 거에 몰두하다가 직장생활을 못할 수도 있다(회사망함 or 내가짤림)
이 두 사례를 통틀어 ‘불안’이라고 말한다.
해도 마음 어느 한 켠에 불안함을 가지고 해야 한다.
(불안 =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미래에 대한 내적 두려움)
인생에서 이 불안이라는 요소를 원천 차단해 내게 가용된 시간을 행복하고 자유롭게 사용하기 위한 직업선택 의사결정 루트가 공기업&공무원이 아닐까 한다.
적어도 거의 내가 직접 보아온 사기업→공기업 이직자의 의사결정 사유는 이러했다.
그렇다면 사기업을 택하는 사람들은 이 불안함을 못 느끼고 산다는 건가?
그렇진 않다.
사실 공기업&공무원 → 사기업을 택하는 사람들의 의사결정 루트도 이 ‘불안’이다.
모든 공기업&공무원 조직이 그렇지는 안겠지만 대부분은 조직 자체가 정적이다.
생각보다 불합리하고 비효율적이며 인내와 암묵이 더 많이 필요한 곳이다.
미래의 불안을 대비해 안정을 찾아온 조직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불안을 조장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 이유 두 가지 중 첫째는 '존나 병신같은 발전없는 조직문화'
① 난 열심히 하는데 옆 사람은 아무것도 안 함
② 내가 잘한 일인데 엉뚱한 사람이 잘한걸로 마무리됨
③ 내 진급 타이밍인 것 같은데 진급이 안 됨(엉뚱한 사람이 진급)
④ 하면 안 될 것 같은데 자꾸 강요함
⑤ 자꾸 강요하길래 했는데 문제가 생겨서 내 책임이 됨
뭐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조직문화에 녹아있기 때문이다.
"말년까지 너의 직업은 보장해 주지만 그 안에서 무슨 일을 겪을지는 모른다."
개인의 노력을 중시하고 미래지향적인 사람들에게 이곳은 불안한 조직이 되기도 한다.
내가 한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갈까 혹은 내가 생각한 만큼 인정을 받지 못할까 불안해한다.
또한 스스로 성장하고 싶거나 성과를 내고 싶은 사람에게 좋은 환경이 아니다.
사실 나도 취업준비생일 땐 공무원&공기업은 생각도 안 하고 있었다.
아 물론 저런 조직문화가 공무원&공기업에만 있는 건 아니다.
중소기업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긴 하다.
둘째는 ‘돈’이다.
공무원은 지방이건 중앙이건 뭐건 간에 어차피 급수에 따라 획정된 급여를 받는다.
(획정 = 경계 따위를 명확히 구분하여 정함)
이미 보수표는 동네방네 공개가 되어 있기에 ‘적다’나 ‘쥐꼬리’와 같은 댓글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사실 공개된 보수표는 ‘본봉’이고 수당이 포함 안 됐다ㅋㅋㅋㅋ
BUT
그 수당도 급수와 호봉을 기준으로 산정되어 지급되기 때문에 급수&호봉이 낮으면 사실 쥐꼬리가 맞다. 다만 급수와 호봉이 쌓이면 얘기가 달라지는데 일반 직장인 40대 중반~50대 정도면 거의 회사에서 나가야 되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반면 공무원&공기업은 연봉의 정점을 바라볼 수 있는 시기다.(그것도 10년 남짓 남은 동안)
하지만 여기서 또
젊은 시절엔 미래의 열매가 잘 보이지 않는다.
당장 배고프기 때문이다.
당장 주변인들과의 비교(친구, 친척, SNS관계망)에서 우위를 점하고 싶은 마음을 쉽게 추스르기가 힘들다.
더욱 젊은 세대들에겐 말이다.
특히 ‘블라인드’라는 커뮤니티에 가면 본인 직장 이메일을 통해 인증을 해야 글을 쓸 수 있는데 이 역시 직업을 통해 본인의 가치를 타인에게 인정받으려 하는 인간심리에 의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 가면 이름만 대면 알만한 기업(대기업)이나 전문직들이 간혹 본인 연봉을 공개하는 걸 볼 수 있는데 이 또한 공무원 조직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사실 공무원이고 공기업이고 다녀보면 생각보다 집이 경제적으로 유복한 사람들이 많다.
(물론 다른 직업군도 마찬가지겠지만)
그래서 이쪽 분야의 직업을 오로지 경제적 가치에 기대를 두고 진입하게 되면 인생을 불행하게 살 확률이 높다고 말해주고 싶다. 집이 좀 살만하거나 돈이 좀 있으면 사실 여유를 즐기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지 않을까? 그래서 적당히 편안한 직장 다니며 즐기고 싶은 사람이 많이 오기도 한다. 어차피 단체나 조직에 소속되어 있으면 ‘남 얘기’를 듣지 않을 수가 없다. 내가 하려 하지 않아도 ‘비교심리’가 발동해 자꾸 비교하게 된다.
사실 여태껏 내가 지껄인 젊은이들의 정체성 변화에 가장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뜬금포일지 모르나
요즘 유튜브에 성행하고 있는 '영앤리치'다.
취준생일 때 이런저런 정보들을 접하면서 나름 자신이 최적의 루트를 계산하는 것 마냥 취업을 한다.
물론 본인의 능력, 운, 상황 이 모든 게 다 따라줄 리 만무하기 때문에 개개인마다 결과는 다르다.
하지만 공기업이건 공무원이건 사기업이건 취업을 하고 난 후 어느 정도 사회인으로서 적응이 끝나면
직장생활에 대한 회의감과 함께 다른 것들이 다른 시각으로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다.
그건 바로 '돈'
너무 길어져서 1부 끝, 이어지는 이야기는 다른 제목의 다른 글로 이어갈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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