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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한 것들/독서기록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

by 흑백인간 2022.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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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

저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다.

책의 머리말에 보면 어릴 적 전형적인 문돌이였는데 이런저런 주변 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적성에도 없는 의대를 진학했고 힘들어하다가 그나마 문돌이 성향과 맞을 것 같은 정신건강의학과를 전공했다고 한다.

처음엔 이 직업에 대한 환상이 컸다고 하는데, 보통 정신건강의학이라고 하면 사람의 생각, 마음, 정신 등에 통달해서 감정에 연연하지 않고 자유로워 질 거라고 기대했다고 하면서 막상 되고 보니 그냥 환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고 한다.

 

정신과 의사로 산다고 해서 감정이 무뎌지는 것도, 고통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었다. 여전히 지하철은 만원이었고 월급은 적은데 세금은 과했으며 격무에 시달릴 때면 도망치고 싶었다. 또 정신의학은 나를 초월자, 독심술사, 구원자로 만들어주지 않았다. 살아온 세월, 환경, 가치관이 다른 각각의 환자들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미지의 세계를 더듬는 일이었다.”

 

<삶의 불확실성을 통제하려는 마음 : 불안과 공포>

불안과 공포는 비슷한 상황에 혼재해 사용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의미가 다르다.

 

공포: 이미 인식한 외부의 위협에 대한 두려움

 

(, 귀신, 살인마, 도로의 자동차 등)

 

불안: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미래의 사건이나 대상에 대한 내적인 두려움

 

(면접에서 떨어질까봐, 사업에 실패할까 봐,, 연인과 헤어질까 봐 등)

 

아무리 이성적으로 생각하더라도 미래를 완벽히 내다볼 수는 없고

아무리 철두철미하게 준비한대도 원하는 결과를 온전히 담보할 수 없다.

삶은 언제나 불확실하다.

안타깝게도 역설적으로 불안은 삶의 불확실성을 통제하려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인생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 생기면 자동으로 다시 시작하는 게임이 아니다. 실수로 웃음거리가 되어도 출근은 해야 하고 아무리 화가 나 눈앞의 그를 한 대 때리고 싶어도 참아야 한다. 다시는 사랑하지 못할 거란 슬픔을 안고 살아가다 보면 그 아픔을 보듬어줄 누군가를 만나게 된다. 그렇게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 일을 견디고 넘을 수 없을 것 같은 고비를 넘으며 꾸준히 나아가는 것이 삶이다.”

 

확실히 오지도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건 맞는 말이다.

이게 행동의 목적이 되는 수단 정도로 쓰이면 괜찮긴 한데 도가 지나치면 마음에 병이 생기는 것 같다.

 

<모두 다 타버리고 재만 남은 마음 : 번아웃 증후군>

소진증후군, 탈진증후군으로도 일컫는 번아웃 증후군은 미국의 정신분석가 허버트 프로이덴버거가 처음 제시한 개념이다.

번아웃은 고도로 세분화, 전문화된 직무능력을 요구하는 현대사회에 흔하다.

이느 일련의 단계에 거쳐 녹이 슬 듯 조금씩 마음을 좀먹는다.

처음에는 꿈과 야망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업무에 몰두한다. 하지만 드는 노력에 비해 기대한 만큼의 보상(승진, 직장 내 인정, 시험 합격 등)은 주어지지 않는다. 노력에 박차를 가할수록 기대와 현실의 괴리는 점점 커지고 마음의 여력은 고갈되어 간다. 해내야 할 일은 여전히 산더미 같은데 어느 순간 와르르 무너져 내린 것처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을 발견한다. 사소한 일에도 예민해지고 현재 상황에서 벗어나 다른 곳으로 가기만을 꿈꾼다. 마치 나 자신이 모두 다 타버리고 재만 남은 것 같은 마음 상태,, 그래서 번아웃이다.

 

번아웃은 역설적으로 열정인 사람에게 잘 찾아온다.

번아웃의 치료적, 대안적 개념으로 제시된 것이 일과 삶의 균형이다.

 

조직생활을 해보면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 단어가 있는데 바로 불공정이다.

대부분의 인간들은 이성적으로 살지 않는다. 그래서 어쩔 수 없다.

세상이 불공정하다고 투정만 부릴게 아니라 불공정마저도 어찌할 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결국 성공을 거머쥐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번아웃이 오는 건 업무량이 많다거나 하는 외적인 부분이 아니라

내가 한만큼 인정을 받지 못한다는 내적인 부분에서 오는 것 같다.

 

< 자존심의 악순환 : 자존감과 자존심>

자존감은 스스로 품위를 지키고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

자존심은 남에게 굽히지 아니하고 자신의 품위를 스스로 지키는 마음

 

이 두 단어의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는 남에게라는 단어에서 온다.

뜻만 보면 대동소이해 보이지만 자존심의 특징은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우월감을 느낀다는 점이다.

 

자신의 가치관을 확립하고 삶의 방향을 세우기 전부터 우리는 사회적 요구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스스로만의 행복을 정의 내리 기도 전에 행복이라 제시된 길, 이를 가져다줄 것이라 주입된 길을 걸으며 고통을 감내한다. 부모의 바람, 대학 커트라인을 따라 우수한 성적을 추구한다. 사회 통념에 따라 돈을 벌며 명품의류와 외제차를 소망한다.”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나도 바라는 게 무엇이 문제일까?

좋은 집은 누가 살아도 좋은 것 아닌가?

문제는 만족의 기준이 외부에 있다는 것이다.

자존감과 달리 자존심은 비교우위를 통해서만 충족된다.

 

그래서 사회경제소비의 추죽을 중산층이라고 말한 게 생각난다.

특히나 이 중산층의 소비목적은 비교우위를 통한 만족감 때문이라고 한다.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 것의 결과는 일시적인 안도와 만성적인 공허의 반복이다.

 

집값이 올라 회사 동기 중 최고의 부자가 되어도 회장님보다는 가난하다.

그리고 회장님보다는 이재용이(삼성), 이재용 보다는 빌게이츠가 더 부자다.

외부의 가치는 상대적이기에 온전한 만족이 어렵다.

 

공허함을 채우려는 사람들은 내가 이미 성취한 욕망을 다른 이들도 욕망하기를 바란다.

 

집은 있어야지, 연봉이 이 정도는 되어야지, 취직은 해야지 등등

나보다 아직 덜 갖춘 이들을 보며 자존감의 빈자리에 자존심을 채운다.

일시적인 우월감을 느낀 후에 더 큰 허전함이 밀려온다.

 

이딴 거지같은 자존심보다는스스로 온전히 존재하는 느낌의 자존감을 들여다보아야 할 때다.

<완독후기>

정말 좋은 책이다.

인생이 힘들다고 투덜거리는 사람들이 꼭 봤으면 한다.

사람이 살다 보면 이런저런 경험들에 의해서 마음의 상처나 응어리를 가진 채로 살아가는데, 이를 치유하려는 생각은 안 하고 산다. 오히려 대부분 본인 마음이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난 정상인데 남들이, 세상이 이상한 거라는 둥)

특히 치유 자체의 의미를 누군가 날 보듬어주는 것 혹은 이해해주는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말 바보 같고 이기적인 생각이다.

누군가 그랬는데 병은 그 병이 생기게 된 원인을 파악하는 데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특히 마음의 병은 원인을 아는 것 만 해도 절반은 성공했다고 본다.

그리고 책 제목을 정말 잘 지은 것 같은 게 보통 인생을 너무 즐겁고 행복하게만 느끼는 사람(성인)들이 거의 없다. 나 역시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가 종종 있는데 책 내용 전체적으로 사람의 마음에 대해 잘 설명을 해주니 정말로 괜찮아진다.. 특히 자존감과 자존심에 대해 설명한 구간은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봐야 될 만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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