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작가인 김혜남 씨는 정신과 전문의다.
43세에 파스킨병을 앓게 되면서 인생의 큰 파도를 만나게 된다.
파스킨병이란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생산하는 뇌 조직이 손상되는 병으로
손발이 떨리고, 근육이 뻣뻣해지며, 몸이 굳고, 행동이 느려지고, 말소리가 나오지 않는 등의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보통 65세 이후에 나타난다고 한다.
책을 읽어보면 이 파스킨병뿐만 아니라 어릴 적 사고로 언니를 잃는 등 순탄치 않은 시절을 보낸다.
그럼에도 30년 이상 전문의로 커리어를 이어갔음은 물론이고 두 아이의 엄마이자 시부모를 모시고 사는 등
굉장히 다방면의 역할을 소화해내며 열심히 인생을 산 인물이다.
근데 책 제목이 다시 인생을 산다면 이라니? 이렇게 열심히 살았으면서도 후회나 미련이 보이는 말을 할까.
사실 처음엔 제목만 보고 인생을 살면서 유용하게 쓰일 통찰이나 지식들을 알 수 있을까 해서 봤다.
근데 작가의 유년시절, 지병 등을 설명하고 나니 그런 쪽보다는 감정적인 글들이 많겠구나 하면서 봤다.
이 책에서 말하는 다시산다면...하는 말들은 사실 우리가 자주 느끼고 깨닫는 내용이긴 하다.
뭐 특별하게 새로운 내용이거나 몰랐던 것들은 없었다.
근데 이렇게 열심히 인생을 산 사람도 이런 후회를 하는구나와 같은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더불어 내가 어제 그리고 저번주에 느꼈던 감정, 후회와 같은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다.
그리고 내 인생의 목표나 기준과 같은 내적심리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어떤 길로 가는 게 맞을지는 모르지만 걸어간 길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은 나의 몫이다.
배우자를 찾는다고 했을 때 나와 맞을지는 누구도 모르는 거다.
연애할 때는 괜찮았는데 막상 결혼하고 보니 안 맞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배우자를 내 남편 혹은 내 아내로 만들어 가는 건 내 몫이다.
물론 선택한 길이 틀릴 수도 있고, 최선을 다했는데도 낭떠러지에 도착할 대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두려워 한 발짝도 떼지 않으면 영영 아무 데도 못 가게 된다.
우리는 자유롭게 살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
심지어 학교와 직업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자유롭게 연애하고, 결혼 여부도 자유롭게 결정하는 등
원하는 대로 삶의 방식을 결정하는 것이 옳다고 배웠다.
그런데 정말 자신이 자유롭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대부분 부모님이 시키고, 학교가 시키고, 사회가 시키고, 사람들이 좋다는 길을 걸으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해질수록 삶은 매우 불안정해진다.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에 대한 확신이 줄어들고,
자꾸 타인의 시선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고,
타인의 요구에 순응해야 할 것 같은 상태에 놓이기 때문이다.
이제 사람들은 타인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면서도 타인의 평가를 두려워하고,
동시에 자신을 통제하는 타인에게 분노하며 가까이하고 싶어 하지 않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인간은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관계 속에서 성장하는 법이다.
그런데 이 관계가 때론 너무 헐거워 우리를 외롭게 만들고,
때론 너무 밀착되어 우리를 질식하게 만든다.
가진 것을 모두 빼앗기고 최악의 상황에 놓인다 해도 우리에게는 절대 빼앗을 수 없는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은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까에 대한 우리 자신의 선택권이다.
즉,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해도 우리에게는 선택권이 있다.
무기력하게 누워서 천장만 보고 살 건지, 일단 밖에 나가 할 일을 찾아볼 건지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말이다.
산다는 것은 죽을 때까지 멈추지 않는 성장의 과정이다.
그리고 그 성장의 목적은 바로 우리 삶에서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이고,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배우는 데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하나하나 차근히 배워 나간다.
지나가 버린 것들을 떠나보내고 새로운 것들을 맞아들이는 법,
서로 사랑하며 감사하는 법,
그리고 인생의 작은 행복을 느끼고 즐기는 법을.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이번에는 용감히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르리라.
느긋하고 유연하게 살리라.
그리고 더 바보처럼 살리라.
매사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며
더 많은 기회를 붙잡으리라.
더 많은 산을 오르고, 더 많은 강을 헤엄치리라.
아이스크림은 더 많이 그리고 콩은 더 조금 먹으리라.
어쩌면 실제로 더 많은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일어나지도 않을 걱정거리를 상상하지는 않으리라.
뭔가 마음을 편안하게 정리해주는 책이다.
뭘 할 때 지레 겁을 먹거나
오지도 않을 미래를 걱정하거나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일을 미루거나 하지 말자.
무언갈 해보면서 성공과 행복을 느끼고 실패와 좌절도 느끼면서 사는 게 인생이다.
이것저것 부딪혀보기도 하고 실패해 보기도 하면서 성장한다.
잘못한 일들과 후회되는 일들을 너무 몰입하면서 생각하지 말자.
남의 기준대로 남의 시선대로 살지 말고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면서 살자.
이런 류의 생각을 되새길 수 있게 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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