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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한 것들/사색들

타인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나의 외로움

by 흑백인간 2023.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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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수업시간에 종종 꿀잠을 자곤 했다. 대부분 그럴걸?

그중에 정말 맘 편이 꿀잠 잘 수 있는 자신만의 과목이 있다.

나에게 도덕, 윤리 같은 과목이 그랬다.

물론 그건 그 담당 교사만의 수업분위기 때문에 더 그럴 수 있다 치고

나름 타당한 내 논리는 그 과목이 시험에 큰 부담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도덕이나 윤리 과목이 시험에 큰 부담이 없는 이유는 주구장창 맞는 말만 하기 때문이다.

수학이나 생물, 과학과 같이 내가 몰랐던 혹은 잘 이해되지 않는 현상을 공부하는 게 아니라

그냥 원래 인간이라면 마땅히 해야 할 혹은 하지 말아야 할 것들만 되뇌는(성찰) 학문이기 때문이다.

서양윤리나 동양윤리에 나오는 인물들, 위인들과 그들이 이룬 업적, 일화들은 모를지언정

그들이 주장하는 인간사에 관한 철학이나 형언들을 듣고 "논리적으로 이해가 안된다"는 경우는 없을 듯.

 

그런데 왜?

우리 주변, 내 주변엔 도덕이나 윤리책에서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하는 행동들을 일삼는 인간들만 득실대는지?

그래서 난 성악설의 주장에 동의한다ㅋ

 

내가 속한 조직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날 불편해한다.

정확히 내가 느끼는 감정대로 그 불편함을 표현하자면?

그냥 막대하고 싶고 이것저것 막 부탁도 하고 싶고 지 맘대로 가스라이팅해서 조종하고 싶은데 어려운 인간?

어려운 이유는 일단 외적으로 풍기는 아우라부터 부당한 것들을 참지 않을 것 같고 언행도 약간 날티 나는데

신기하게 일처리며 타인을 대하는 방식에서 틈이나 어수룩함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그냥 내 생각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내가 그렇게 이미지메이킹을 하고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어느 정도 타고난 기질도 있긴 하지만?

 

인정하기 싫지만 내 주변, 우리 주변엔 별로인 인간들이 많다. 아니 거의 대부분이다.

솔직히 공기업으로 이직하고 별로인 인간들을 더 많이 만나게 된 그냥 나만의 체감? 

 

약속 안 지키는 인간은 기본이고

구내식당에서 몰래 공짜밥 먹는 인간(체크 안 하고)

근무 시간에 타 부서에 와서 친목질 하는 인간

세금(혈세)으로 산 비품 지인한테 나눠주는 인간

뒷돈 쳐 받는지 공사업체 특정업체로 지정하는 상사

지 돈 더 챙기려고 회사 복리후생 규정 바꾸는 사장

그 밑에서 한마디도 못하고 헤헤거리는 임원들

 

원래 조직이란 게 그런 곳이다. 그렇게 인정하는 게 맘 편하다.

그래 나도 이렇게 인지는 하지만 인정은 못하겠다. 

그래서 난 혼자 있을 때 보다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외롭다.

이 조직에서 누구 하나 나와 같은 결을 가진 사람들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날 불편해하고 어려워한다.

반면 날 좋아하고 옹호하며 내 의견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주는 동료들도 있다.

하지만? 그냥 그게 전부일 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사장, 임원들 및 주무부서 일부 직원들이 모인 150명 내외 카톡방에서

업무 외 시간에 카톡 하지 말자고 글 남길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음ㅋ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정도의 용기가 없더라.

사실 그건 용기의 문제보다는 굳이 손해를 만들지 않겠다는 마인드겠지.

물론 나도 특별히 용기를 낸 게 아니라 그냥 해야 할 말을 한 것뿐이었다.

용기까지도 필요가 없는 게 그 일로 후에 나에게 질타를 하거나 했던 상사는 없었다.

(옳은 말을 했다는 걸 대부분 인정했다는 뜻이겠지? 아님 저 새끼 또라이니까 걍 냅두거나ㅋ)

 

주변 대부분은 별로인 부류를 마주하거나 자신에게 피해가 와도 선뜻 대항하지 못하는 것 같다.

또 그런 사람들은 직급이 상급자인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게 더 큰 원인이기도 하다.

참 안타깝고 씁쓸하다. 

도덕이나 윤리에서 하지 말라고 그렇게 백날 교육, 성찰을 해도 결국 힘의 논리나 권력 앞에

모든 의지와 신념이 무너지는 한국사회ㅋㅋ

그만큼 자신의 주관보다는 타인의 시선이나 의견을 많이 의식한다는 얘기겠지.

 

사실 별로인 부류의 인간들이 타인에게 피해가 없는 선에서 혼자 그러는 거면 상관없다.

근데 거의 100%의 확률로 타인에게 직, 간접적으로 피해를 준다.

그래서 뭐 나는 얼마나 깨끗하고 청렴한 인간이냐고?

나도 종종 미친놈같이 살지만 그래도 최소한 타인에게 피해 끼치는 일은 하지 않으려 노력함.

 

무튼 난 현재도 조직에서 타인과는 다른 차원의 외로움을 느끼고 있고 현타도 맞고 하지만

이 세상에 실망하거나 좌절하거나 스스로를 포기하진 않을 거임ㅋ

내 존재감 자체를 회사를 통해서만 찾을 필요가 없는 만큼 퇴근 후의 일상에 더 전념할 것이고

그 결과가 언젠가 빛을 낼 만큼 밝아질 때가 오면 이 탐관오리들을 색출해서 꼭 뉘우치게 만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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