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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한 것들/사색들

성공포르노 몰락의 시작일까(유튜브의 유해성)

by 흑백인간 2024.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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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포르노 몰락의 시작일까 아니면 그냥 지나가는 헤프닝일까(유튜브의 유해성)

내가 직장생활을 하기 시작한 때가 2015년 하반기 무렵이다.

그 무렵까지 내 인생의 목표는 직장인(월급쟁이)이었다.

그냥 남들처럼 취업해서 일하고 쉬면서 여가를 즐기며 사는 것.

그 이상의 바램이나 무언가 내 마음을 울렁이게 하는 요소는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친구의 추천으로 책 한 권을 읽게 되면서 욕망이 생겼다.

그 책 제목은 ‘부의 추월차선’ (워낙 유명한 책이라 내용에 관한 부연 설명을 생략함)

책을 읽은 후로 욕망이 생기기 시작했고 욕망은 불행과 함께 다가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불행의 시작(인지)

그 책을 시작으로 온갖 자기계발서를 읽기 시작했다.

물론 그 중 도움이 되는 책 도 있었지만(경제 및 금융 관련 지식) 대다수는 실체 없는 그림자와 같았다.

큰 틀에서 자기계발서라는 타이틀로 색인되어 있지만 그 내막은 ‘성공’이라는 뜬구름을 잡아야 한다는 내용으로 일맥상통하고 있으며, 본질적인 메시지는 아래와 같다.

 

- 직장인 = 노예, 불행한 삶, 자유를 박탈당하는 삶, 실패한 삶

- 성공 = 사업가 및 투자자(돈과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독립적인 삶)

 

특히 세계적으로 유명한 ‘부의 추월차선’은 당장 회사를 때려치우라는 메세지를 노골적으로 전달하고 있었다.

 

나의 행동력(그래도 난 운이 좋은 편)

태생부터는 아니지만 내 행동력은 남들보다 매우 좋은 편이다.

그리고 운도 좋은 편이라 생각한다.

때마침 투자를 전폭적으로 해볼 수 있는 환경이 내 주변에 조성되기 시작했고,

당시 내가 가용할 수 있는 자본을 전폭적으로 투입하면서 투자를 시작했다.

물론 이 부분은 성공포르노와는 별개로 필연적인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따로 있었는데 그건  ‘직장생활에 대한 회의감’의 증폭 이었다.

이건 정말 심각한 문제였고 성공포르노가 주는 가장 큰 유해성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기존에 다니던 회사의 퇴직 결정을 하기까지는 수많은 의사결정요소가 있었지만

사실 그 ‘회의감’의 이면에 성공에 대한 욕망이 함께 있었음은 사실이다.

 

불행을 자처하게 되는 가스라이팅

문제는 회사가 다니기 싫어지는 마음이 ‘성공’에 포커스가 맞춰져 현실을 무시한 채 이상화된다는 것인데,

계속 실체가 없는 뜬구름을 좇아 현실과 현상을 왜곡하여 해석하게 된다.

물론 ‘직장생활에 대한 회의감’은 성공포르노와는 별개로 누구나 겪는 인간사회현상이라 생각하지만

성공포르노를 접한 뒤의 생각은 이 회의감이 증폭되면서 농도가 짙어진다.

스스로 극복(해결)해야 할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성공포르노에 가스라이팅 된 이후에는 내가 성공하지 못해 겪는 일종의 ‘실패자의 말로’나 혹은 빨리(당장) 벗어나야 한다는 현실도피의 강박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직장생활이 더 답답하고 피곤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고 실체(구체적인 실현가능성이 없는)가 없는 희망만을 좇고 있으니 없던 불행을 스스로 만든 셈이다.

 

그 후폭풍은 사회적 문제로 확장됨

더 심각한 문제는 나와 같은 처지의 젊은 경제활동인구가 이런 성공포르노에 영향을 받으면

기존의 전통적인 방법(정년퇴직 및 은퇴 후 천천히 부자되는 방법)을 무시하고 거부하게 된다는 점이다.

물론 나도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지만 ‘다 늙어서 타는 포르쉐는 의미가 없다’는 것처럼

자본주의사회 안에서 최대행복의 정점은 젊음+자본이 교집합을 이루는 구간이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게 바로 성공포르노를 보는 젊은 경제활동인구가 가장 이상으로 그릴 수 있는 미래다.

 

내 생각에 요즘 사회초년생의 퇴사율이 높은 이유도 여기에 조금은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아는 ‘부’의 증식이 근로소득을 통한 방법 외 전무하다고 가정하면 싫어도, 힘들어도 퇴사하지 않는 직장인의 삶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텐데, ‘퇴사해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정보를 ‘앎’으로 인해 퇴사라는 선택을 보다 쉽게 할 수 있게 되고, 그 정보의 비현실성은 비로소 퇴사 후에나 객관화되는 것이다.

또한 젊은 세대의 ‘부동산 영끌’이나 무리한 주식투자, 코인투자가 요즘 사회문제 중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 생각한다.

 

화력지원의 중심이 되는 매개채

유튜브에 수많은 종류의 영상이 올라온다.

문제는 유튜브에 올라오는 영상은 검증이 안된다는 것인데, 이미 현 시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장사의신’ 역시 검증되지 않은 플랫폼인 ‘유튜브’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공중파에 출연한 이력도 있다. 공중파 및 케이블 등 전통적인 미디어 채널은 담당작가, PD 및 관련 결재권자들의 결재를 거쳐 방송을 결정한다고 하면 유튜브는 그런 절차가 없다 보니 해당 영상이 미치는 파급력과 유해성이 제대로 필터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장사의신’이나 ‘자청’이 만일 유튜브가 아닌 공중파나 케이블을 대상으로 유명인 이되려 했다면 과연 성공할 수 있었을까?

사실 나도 역행자를 사서 읽은 성공포르노 노출자(약간 중독자)였기에 이번 기회를 기점으로 유튜브에 돌아다니는 뜬구름 성공포르노 같은 자극적인 컨텐츠들이 앞으로는 좀 정제된 상태로 제작되어 젊은 경제활동인 구의 정신상태를 맑게 바꿔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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