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공학과 취업 후 직무에 관한 생각
보통 취업에 대한 생각을 할 때 직무에 관한 부분을 경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공무원이나 공기업 취업을 원하는 이유는 고용의 안정성 때문이고
대기업 취업을 원하는 이유는 높은 연봉 때문이다.
내가 지원한 회사에 취업한 후 맡게 될 직무가 성격이나 적성에 잘 맞을까?
그리고 그 커리어가 내 인생에 어떤 작용을 할까? 어떤 도움이 될까?
취업 전에 이런 생각은 잘 안하는 것 같다.
그냥 모르겠고 빨랑 취업해서 주변에서 뭐하냐고 물어보면
자신 있게 어디 다닌다고 하고 싶은 맘이 큰 거지.
아무튼 지극한 내 개인적인 생각이고 경험이다.
1. 공기업 및 공무원
사기업에 비해 정보가 오픈되어 있는데 잘 찾아보질 않는 것 같다.
일단 특정 중앙공기업 계열은 제외하는데(한전, 한수원, 전기안전공사, 가스공사 등)
저런 특정분야 중앙공기업은 업무의 성격상 서로 유사성을 찾을 수 없다.
일단 전기직 공무원 혹은 공기업 직원이 되면 대부분 공사설계 및 발주 업무를 하게 된다.
쉽게 말해 직접 전선 까거나 전기설비를 다루거나 할 일이 많이 없다는 얘기다.
물론 간단한 제어반 보수작업이나 계측기 교체 등 본인이 하고 싶으면 해도 된다.
근데 아마 여건이 안 될거다. 왜냐면 다른 업무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퀀스 지식을 쓸만한 설비도 거의 없는게 일반적이고 있다 해도 안한다.
해도 누가 인정해 주질 않기 때문이다.
공공분야는 절대 전기에 관련된 업무만 하지 않는다. 관련 없는 업무가 많다.
물론 공무원은 어떤 부서를 가냐 공기업은 어떤 시설을 가냐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임대업무, 공공요금 관련 업무, 통계업무 등등
수 많은 비전공 업무를 겸직하게 된다.
또한 지자체 특성상 지역경제 활성화의 목적으로 웬만한 보수공사는 관내업체 외주를 준다.
그래서 거의 전기관련 공사 설계하고 발주주고 확인하는 게 전공 관련 업무의 대부분이다.
위 나열한 사유들 말고 더 많은 사유가 있지만 좀 민감한 부분이라 생략한다.
좀 안 좋게 얘기한 것 같은데 그래도 장점이라고 꼽자면 계속 얘기하는 고용안정성이다.
커리어가 흐물흐물해도 정년까지 안 짤리고 꼬박꼬박 호봉 올라간다는 것.
인생에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냐에 따라 득이 될 수도, 해가 될 수도 있는 환경이다.
어찌됐든 요즘은 명실상부하고 대부분이 공공분야를 취업의 1순위로 꼽는다.
2. 제조업
공무팀, 기술팀, 시설팀, 엔지니어링팀 등등 으로 제한한다.
제조업이라도 전공이랑 관련 있는 회사면 Q.C나 Q.A로 가는 경우도 있다.
근데 관련 업종이면 Q.A나 Q.C로 배치받아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공무팀에서 하는 일에도 적어놨지만 대부분 제조업의 공무팀은 제조지원설비를 담당한다.
전기는 기본이고 보일러, 공조기, 냉동기, 가스, 압축공기, 스팀, 탱크류, 냉난방기 등등
전기전자 및 기계공학의 웬만한 산물은 여기서 전부 만날 수 있다.
사기업은 특성상 직원을 써서 일을 최대한 많이 해야 예산절감에 도움이 되니까.
어떤 특정 라이센스, 지식을 요하거나 대규모공사가 아닌 이상 웬만하면 직접 보수한다.
그래서 자연스레 전기 뿐 만아니라 웬만한 기계설비에 대한 지식이 생긴다.
거기다 회사의 업종이 뭐냐에 따라 그쪽 분야의 지식도 같이 배울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또한 이런 제조업은 관련 산업의 전반적인 규칙이나 가이드라인(GMP나 HACCP) 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보니 일반적으로 배우기 힘든 여러 지식들을 배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쓰다 보니 좀 좋게 말한 것 같은데 사실 위의 경험이 가능한 곳은 중소, 중견기업이다.
대기업은 외주공사를 많이 주는 편이고 공무팀 내에서도 파트별 팀이 구분되는 곳이 많다.
대규모 생산을 하기에 외주공사를 맡기는 편이 경제적, 시간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또한 공정의 다양성에 따른 설비나 계측기도 많기 때문에 파트별 팀 구성이 효율적이다.
근데 어찌됐든 환경조성이 되어있기 때문에 대기업이든 중소든 본인이 의지만 있으면
다방면의 공학적 지식을 유기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지만 몸과 정신이 힘들다.
아무튼 이 분야는 커리어도 어느 정도 쌓으면서 제2, 제3의 전공을 만들기 좋은 환경이다.
다만 아쉬운 건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공무원, 공기업의 근무조건(보수, 복지 등)에 비해
열악하고 대기업은 경쟁이 치열해서 정년 근처도 못가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내 경험상 그만두겠다고 하는 직원들 절반 이상이 공무원, 공기업으로 가기 위해서였다.
그 와중에 실제로 살아남아서 부장, 이사 까지 가는 사람들 보면 능력이 좋긴 하더라.
3. 전기공사업
전공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들은 업무 자체가 재밌지 않을까 싶다.
내가 보아온 전기공사업을 성격상 두 부류로 나누어 보자면
일반 전기공사 업체와 자동제어(PLC)업체로 나눌 수 있다.
일반 전기공사 업체는 대부분 관공서나 빌딩, 아파트, 상가 등 전기공사를 많이 한다.
건설회사 전기팀은 큰 규모 건축물, 구조물의 전기설계 및 공사감독 등을 경험할거고
일반 전기공사 업체는 평소 사무실에서는 공사견적내고
작업할 때 건물 여기저기 사다리도 타면서 전선 포설하고 등의 업무를 한다.
자동제어 업체는 대부분 회사를 상대로 영업을 한다.
그래서 일반 회사와 비슷한 양상을 조직구조를 가지고 있는 업체도 많다.
영업부, 개발부, 설치부 뭐 이런식으로.
보통 제조업 공사를 많이 하는데 제품 생산 설비 대부분이 자동제어기 때문이다.
옛날 분들은 전기 기술이다 하면 드륵드륵 전동드릴로 전선 포설하면서
차단기 좀 만지는 거 생각들 많이 하는 것 같은데 그건 좀 아닌 것 같다.
PLC와 HMI패널 그리고 프로그래밍으로 원하는 매커니즘을 구현할 수 있는 게
진정한 기술이라 생각한다.
사실 공무팀에서 근무만으로는 이정도 기술 습득하기가 어렵다.
본인이 따로 시간 내서 노력하지 않는 이상 대부분 유지 및 보수정도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아무튼 이쪽 직무는 전공관련 커리어 만큼은 탄탄하다고 말할 수 있지 않나 싶다.
대신 출장을 겁나게 다녀야돼서 삶의 질이 떨어진다(개인적으로 그렇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기 때문에 삶이 피곤하다.
※전기 전공자는 어딜가도 한국전력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 직원들과 마주하게 된다.
전기안전관리자로 일정 수전용량에 선임되면 3년에 한번 법정 정기검사를 받아야 된다.
정기검사를 전기안전공사에서 실시하기 때문에 반드시 마주하게 되고
검사 전 책임분계점을 개폐해야 하기 때문에 한전 배전운영팀을 마주하게 된다.
전기공사업의 경우 수전설비를 설치하거나 보수하는 경우가 생기면 책임분계점 개폐,
신규 설치일 경우 사용전 검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안전공사 직원과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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