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공자가 직장에서 느끼는 갈등의 종류와 원인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인간세상은 공학과 매우 관련이 높다(산업혁명)
우리의 일상생활과 가장 밀접한 것들 대부분은 공학의 산물이다.
자동차, 스마트폰, 보일러, 에어컨, 컴퓨터, 화장품, 가공식품 등등
이학과 공학덕분에 인간의 삶은 유래없이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는데
관련 학문을 전공한 사람들은 왜 아직도 존중받질 못하는지 모르겠다.
1. 결재권자가 이공계 지식이 전무한 경우
공공분야(공무원, 공기업)의 조직구조가 대부분 이런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결재권자가 거의 기술직이 아닌 행정직이다. 이게 왜 문제가 되냐고?
모두가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결재권자가 내용을 잘 모르고 결재한다.
모르는 건 당연하다. 다만 알려고 하질 않는다는 게 문제다. 중요하게 생각하질 않는다.
전기, 기계, 토목, 건축 등등 관련 기술계 지식이 전무한데다
의사결정 자체를 이성과 논리가 아닌 감정과 경험에 많은 비중을 두고 하는 경우가 많다.
정말로 중요한 공사관련 결재가 반려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고,
진행하지 말아야 할 공사를 강제로 결재해 진행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예전 조선시대 사농공상 같은 문화의 잔재가 아직 남아있다고 보면 이해가 빠르다.
사기업(제조업)은 거의 직원 대부분이 이공계다. 예전엔 어땠는지 잘 모르겠다.
내가 속해 있는 제약업계는 결재권자를 비롯해 임직원의 90%가 이공계 전공자였으며,
결재권자가 내용을 모르고 결재하는 경우는 없었다.
만약 몰라도 논리적인 대화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을 흔쾌히 받아들인다.
물론 전기관련 공사나 설비의 보수에 대한 부분을 이해시키는 게 쉬운일은 아니며,
불협화음도 종종 생긴다. 하지만 공공분야처럼 무지한 의사결정을 하지는 않는다.
이건 인문계냐 이공계냐의 문제가 아닌 듯하다.
조직의 특성상 사기업은 임원들의 능력이 뛰어나지 않으면 자리를 지킬 수 없기 때문에
결재권자로서의 능력 또한 갖추고 있는 거고
반면 공공쪽은 능력에 상관없이 정년을 보장해주며
인사 자체가 능력위주가 아님을 증명하는 현상이라 생각한다.
(사기업 중 ㅈㅗㅈ소기업이거나 가족기업 논외)
2. 기술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참 안타깝다.
어떤 한심한 인간들은 기술=노가다를 상징적으로 얘기하는 경우도 있지 싶다.
기술을 학문으로 접근하지 않은 사람들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어깨너머로 배우는 거지 하면서 침 퉤퉤 뱉으며 담배물고 간단한 공구나 쓰면서
수작업 하는 사람들이 기술자랍시고 으스대고 다니면 그걸 보는 비전공자들이 무의식적으로 기술자=노가다로 오해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안타깝다.
어떤 기술계 전공자들은 스스로의 업무를 노가다라 지칭하면서 자멸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런 사람들은 마인드 자체가 정말 불쌍하다.
3. 산업에서 전공의 중요도와 관련빈도수
제조업 분야로 진로를 정했을 때 겪게 되는 현상이다.
더 정확히 얘기하면 클린룸(Clean Room)을 쓰는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제조설비는 자동화된 기계다.
자동화된 기계를 구동하려면 전원이 들어가야 하는데 당연히 전기다.
위와 같은 접근으로 생각하면 당연 전기에너지의 중요도는 최우선이다.
근데 접근을 조금 다르게 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전기는 한번 해놓으면 문제생기지 않는 이상 점검 외에 특별히 할 게 없다.
계측기의 고장 및 노후화로 인한 교체, 증설 등이 기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더욱이 식품, 의약품, 반도체 등의 산업은 클린룸의 중요도가 상당히 높다.
따라서 전기전공자지만 공조기, 냉동기, 보일러 등 기계설비의 업무도 자연스레 하게 된다.
그리고 그 업무의 비중에 생각보다 많다는 걸 느끼게 될 것이다.
또한, 제약이나 식품의 경우 정제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수처리용 기계 역시 다루게 된다.
결국 전기 전공으로 입사했지만 업무 자체는
전기보다는 기계공학 매커니즘을 요구하는 업무가 대다수다.
물론 그렇다고 전기를 전혀 안만지는 건 아니다. 상대적으로 빈도수가 낮을 뿐이다.
긍정적으로 보면 장점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또한 각 산업별 제조공정 및 품질관리 가이드라인에 맞는 문서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일은 일대로 하면서 많은 양의 문서작업까지 해야 한다.
기계만지는 시간만큼 컴퓨터로 워드나 엑셀 두드리는 시간도 상당히 많다.
하지만 이건 곰곰이 생각해보면 당연한 현상이니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게 맘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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